Second - 두 번째의 힘 - 1장. Crossroad. 갈림길
| 20.12.23 12:00 | 조회수: 1,093


공중에 둥둥 떠 있는 쿤다가 은빛이 서늘한 크루어에 어릿어릿하게 비쳤다. 마른 해골 같은 얼굴에 자기 키만한 날개를 퍼덕이고 있는 쿤다는 강력한 어둠의 분위기를 자아내었다. 시에나는 쿤다가 졸개로 우코바치를 부린다는 것을 뒤늦게 기억해냈지만 가리온과 시에나 앞에는 이미 그 쿤다가 눈을 번뜩이며 날갯짓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날개를 퍼덕거리는 소리와 동시에 검은 안개가 푸른 방안에 서서히 들어차고 있었다.

가리온은 침을 꼴깍 넘겼다. 지금까지 자신 있게 검을 휘둘러 오던 가리온이었지만 지금은 그저 손을 꼭 쥐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쿤다는 검을 쓰는 자들에게는 쥐약이나 마찬가지였고 가리온과 시에나는 그것을 잘 알고 있었다.

기사는 정신력을 담보로 엘리멘터들의 힘을 빌려 쓰는 마법사들과 달리 자력으로 끊임없는 훈련과 수련을 통해 초자아에 도달해야 했다. 그것은 그들이 대륙을 품은 거대한 자연의 힘 속에서 유화되는 과정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것은 곧 지상에서 직접 검을 휘둘러 공격해야만 하는 기사들에게 공중에 떠다니면서 날갯짓을 하는 쿤다는 곁에 다가가기 조차 힘들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런 상황에서 기사가 검의 날을 세우기 힘들다는 것을, 시에나도 알고 있었다. 시에나는 최대한 떨리는 마음을 감춘 표정으로 가리온에게 말했다.

“일단. 제가 마법을 써 볼게요.”

가리온은 놀란 표정으로 말렸다.

“혼자서 어떻게 하겠다는 겁니까. 마법을 쓴다 해도 쿤다는 무리입니다.”

쿤다는 지금까지 싸운 오염체들과는 달리 오로지 사악함으로만 탄생된 괴물이었다. 게다가 시에나는 몸이 완전히 회복된 상태도 아니었다. 그래도 가리온을 향해 시에나는 싱긋 웃어 보였다.

‘가리온님을 위해 싸워보겠습니다.’

시에나의 애틋한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가리온은 다른 작전을 제안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혼자 싸우는 것은 별로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솔직히 날아다니는 쿤다에게 검을 쓰는 것은 힘들겠지만, 그래도 우코바치에게는 통할 수 있습니다. 괴수가 두 종류이지만, 우리도 둘입니다. 같이 싸우면 분명히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가리온의 진지한 눈과 말에 시에나는 절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쿤다가 우코바치를 부린다면, 우코바치가 먼저 공격해 올 거예요. 장군은 쉽게 움직이지 않는 법이죠. 그럼 제가 우선 마법을 부려 주의를 끌 테니까 그 때 가리온님이 우코바치를 파고 들어 쿤다를 처치하세요.”

“그게 좋겠군요.”

가리온이 고개를 끄덕이자 시에나는 방안을 휘 둘러보더니 말을 이었다. “만약 잘 되지 않으면. 아까 들어왔던 곳으로 다시 나가도록 해요. 어느 정도의 시간은 벌 수 있을 거예요.”

“그렇게 합시다. 정 안되면 막힌 뿌리를 잘라내고 다시 위로 올라가도록 하죠.”

“피하세요!”

시에나는 허둥지둥 가리온을 밀쳐냈다. 그 바람에 가리온과 시에나는 스켈리톤 비숍의 뼈들이 어질러져 있는 바닥에 나동그라졌다. 우코바치가 날린 불덩이는 가리온의 머리를 아슬아슬하게 지나쳐 시에나의 하얗고 가느다란 어깨를 깊게 스쳤다.

“아앗!”

“괜찮아요?”

사악한 불덩이가 스친 시에나의 어깨는 날카로운 흠집이 검게 그을려져 있었다.

“이런, 우리가 나설 필요도 없겠는데. 너무 약해.”

“약한 인간들이야. 약한 인간들이야. 약한 인간들이야. 크크큭”

쿤다의 말에 우코바치들이 웅성거리며 점점 더 가리온과 시에나에게로 다가왔다.

“저것들이 이, 인간의 말을!”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이대로 가만히 있다가는 꼼짝없이 당하고 말거요! 시에나! 어서 서둘러요!”

“아, 네!”

시에나는 정신력을 끌어 모으기 시작했다. 방금 전 어깨에 생긴 통증이나 바기족에게 당한 상처 때문에 자신의 몸이 마력을 많이 견뎌내지 못할 것 따위를 걱정할 때가 아니었다.

‘이 마법에 모든 걸 걸어야 해!’

시에나는 우코바치에게 썼던 것과 같은 마법을 쓰려고 했다. 사실 시에나는 쿤다가 우코바치를 부리며 날개에서 뿜어져 나오는 검은 연기를 조심해야 한다는 것만 알고 있을 뿐, 다른 공격 패턴을 가지고 있는지는 잘 알지 못했다. 다만 우코바치가 불을 쓰는 것으로 보아 쿤다도 같은 계열의 엘리멘터를 생성할 것으로 짐작하고 냉기류의 마법을 준비 한 것이었다.

시에나가 그윽한 눈길로 웅얼거리자, 시에나 주위로 반짝거리는 엘리멘터들이 모여들었다.

“냉혈한 여신 파르카에게 복수의 힘을 빌리니, 엘리멘터들이여 나와 함께 피보다도 뜨거운 냉기로 그대들의 놀라운 힘을 지금 이곳에 집중케 하라!”

시에나의 얼굴이 점차 밝아지며 목소리의 울림이 커졌다.

“아이스 스프레드!”

마침내 거대한 찬 기운이 두꺼운 막처럼 형성되어 쿤다와 우코바치에게로 빠르게 몰려갔다.

“성공인가!”

시에나는 화상을 입기는 했지만, 정신력은 더 또렷해져 훨씬 강한 마법이 생성되었다. 가리온마저 한기를 느낄 정도였다.

“이번에는 정말 제대로 된 마법인데!”

우코바치들의 낙인에서 나오던 빛들도 잠시 사그라지는 듯 했다. 우코바치들의 동작이 굼떠지자 가리온은 이때를 놓치지 않고 얼른 우코바치의 불의 낙인을 깊숙이 찔러 박았다. 가리온의 검이 검푸른 살갗을 파고 들자 우코바치는 괴로운 듯 괴성을 질러대며 비틀거렸다.

“좋았어! 시에나! 얼른 이 쪽으로!”

가리온은 서둘러 시에나를 불렀다. 몇 놈만 더 처리하면 입구 앞까지의 길을 틀 수 있을 것이었다.

그러자 여태까지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던 쿤다가 흥미롭다는 듯한 표정으로 날개를 더 심하게 휘저었다. 검은 연기가 강해지자 시에나는 머리 속이 어지러워 휘청거릴 것만 같았다. 가리온은 멈춰서 흔들리는 시에나를 붙들어야만 했다. 쿤다는 이런 가리온과 시에나의 모습을 비웃으며 부드럽게 나직였다.

“라이트닝 마스터.”

쿤다의 입이 다시 다물어지기도 전에 칼날 같은 큰 빛이 날카롭게 요동치며 파란 방안을 흔들었다. 시에나는 입을 쫙 벌릴 수밖에 없었다.

“번…… 개……!”

시에나의 차가운 얼음 덩어리들이 번개에 깨져 산산조각 나면서 주위로 퍼졌다. 몇몇의 얼음 조각들은 사방으로 튀어와 시에나의 가늘고 하얀 다리를 스쳐 상처를 내었지만, 시에나는 너무 놀라 상처 따위를 신경 쓸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번개는 2차적인 엘리멘터. 물, 불, 바람, 그리고 흙의 기본적인 엘리멘터들의 힘이 섞여 만들어진 힘이다. 하지만 서로 다른 성질의 엘리멘터들은 스스로의 의지력이 강해 쉽게 융화시킬 수 없다. 시에나가 하늘처럼 섬기고 모시는 듀스 마블도 번개를 부릴 수는 없었고, 시에나 역시 그녀의 정신력으로는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었다.

“시에나! 괜찮아요?”

사방으로 튄 얼음 조각은 가리온의 갑옷도 스치고 지나갔다. 노라크 동굴에 들어 온 이후로 열에 달구어지고 뿌리로 조여진 갑옷이 이제는 날카로운 얼음 덩어리에 구멍이 뚫렸다. 엉망이 된 가리온의 모습은 엉터리 기사처럼 보일 정도였다.

얼음이 스친 곳은 갑옷만이 아니었다. 우코바치를 벤 크루어에도 공기의 저항력을 실은 얼음덩어리가 날렵한 흠집을 내었고, 가리온의 상기된 얼굴에도 피를 그으며 스쳐갔다.

“이런.”

가리온은 뺨에서 흐르는 피를 닦아내었다.

“여기까지 밖에 안되나? 우리를 좀 더 즐겁게 할 줄 알았는데. 역시 약한 인간들이군. 킥.”

“약해. 약해. 인간들은 약해.”

쿤다들은 조소 어린 표정으로 변함없이 느릿느릿 날개를 퍼덕였다. 가리온의 검에 찔린 우코바치들도 천천히 다시 일어났다. 매캐한 검은 연기가 시에나의 신경을 건드리면서 빠져나올 수 없는 공포와 무기력을 안겨주었다.

휘레 휘레 휘레-.

어느 새 귓가에는 다시 공격을 시작하는 우코바치들의 웅얼거림이 들려오고 있었다. 가리온이 고개를 들어보니 우코바치와 쿤다들은 중앙에 홀로 서 있던 시에나에게 서서히 다가가고 있었다. 그렇지만 시에나는 충격에 휩싸여 가만히 서 있었을 뿐이었다.

“시에나!”

가리온은 더 생각하지 않고 시에나를 향해 뛰어갔다. 시에나는 몹시 흔들리는 눈망울로 가리온을 쳐다 보았다. 그녀는 입을 열어 뭐라고 말을 하는 듯 했지만 제대로 입 밖으로 내뱉지 못했다.

“우리가…… 방법…… 없어요…….”

시에나의 표정 없는 얼굴에서 한 줄기 눈물 방울이 스르르 굴러 떨어졌다. 시에나는 걷잡을 수 없는 두려움에 넋이 나가버렸다. 가리온은 시에나의 손을 홱 잡아 끌었다.

“어리석은 생각하지 말아요!”

가리온은 시에나의 손을 잡아 끌고 다시 입구 쪽으로 뛰기 시작했다. 가리온이 지날 때마다 주위에서 우코바치들이 쏘는 불덩이들이 휙휙 지나갔다.

쿤다들은 더 이상의 공격을 하지는 않았다. 이 상황을 조금 더 즐기려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래. 그래. 그렇게 버둥거려야지.”

간신히 입구 쪽에 도착한 가리온은 푸른 광석의 문을 회전시키려 했지만 마음이 급해서인지 자꾸 손이 미끄러졌다. 축 늘어진 시에나는 가만히 서 있을 뿐이었다. 설상가상으로 가리온과 시에나가 한 곳에 서자 우코바치들의 공격이 집중적으로 쏟아져왔다.

“제길. 이 사악한 것들!”

가리온은 시에나를 벽에 기대게 한 채 뒤돌아 우코바치에게 뛰어들었다. 가리온의 마음속에 우코바치에 대한 증오심이 타올랐다.

“으아아아-!”

가리온이 든 크루어에서 희미한 빛이 발하기 시작했다.

시에나는 계속 멍하니 있었다. 불덩이가 얇은 오클라스를 스쳐도 잃어버린 이성을 깨워낼 수가 없었다. 온통 주문에 관한 생각만 가득했지만 실상 마법에 대한 것은 백지가 된 것처럼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없어……. 아무 것도…….”

앞에서 가리온이 우코바치들과 싸우는 것도, 쿤다들이 가리온의 검에 흥미로운 표정을 짓기 시작한 것도, 아무 것도 느낄 수 없던 시에나의 등 뒤로 벽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끼이이익-.

벽에 기대어 있던 시에나는 그대로 뒤로 넘어졌고, 벽은 다시 제 위치로 자리를 잡았다.

통로는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 방금 전까지도 있었던 불덩이가 날아다니는 소리, 쿤다의 날개가 공기를 휘젓는 소리, 그리고 가리온의 크루어가 이계의 생물을 가르는 둔탁한 소리조차도 애초부터 없었던 것 같은 느낌이었다.

“여기가 어디지? ……. 돌아가야겠어…….”

시에나는 조금 전까지 무슨 일이 벌어졌었는지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머리 속이 정지된 것 같은 시에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손으로 벽을 기댄 채 터벅터벅 통로를 걸어가기 시작했다. 감각이라고는 아무 것도 느낄 수 없는 시에나의 어깨 위로 숨은 검은 연기가 상처 난 살갗을 천천히 잠식해 갔다.

시에나가 통로로 나간 것도 모른 채 가리온은 여전히 우코바치를 베고 가르고 있었다. 반복적으로 끝도 없이 다가오는 괴물들... 가리온은 머리 속이 멈춘 것 같은 현기증을 느꼈다. 눈 앞에서 가리온을 비웃으며 공격하는 우코바치와 쿤다의 모습이 이제 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가리온은 그야말로 무의식적으로 검을 휘둘렀다. 왼편에서 다가오는 우코바치의 허리를 갈라 오른편에서 달려드는 괴물의 목을 사선으로 베고 앞에서 불의 낙인을 빛내는 우코바치의 배에 검을 푹 찔러 넣어 틀어냈다. 가리온이 우코바치에게서 찔러 낸 살점과 핏방울들은 사방으로 튀어 잔혹한 광경을 연출했지만 가리온은 의식하지 못했다. 가끔씩 발에 채이는 스켈리톤 비숍의 뼈들이 걸리적거릴 뿐이었다. 쿤다들은 우코바치가 당하는 이런 모습을 보면서 즐거워하는 것 같았다.

“그래! 어차피 곧 죽을 나약한 목숨! 피의 잔치를 즐기자! 키킥”

휘레 휘레 휘레-

가리온은 정신 없이 우코바치들을 찌르고 베며 쿤다 쪽으로 나아갔고 사방에서는 계속 불덩이가 날아들었다. 서서히 조여오는 것 같은 쿤다의 검은 연기는 계속해서 가리온의 시야를 어지럽혔다. 가리온은 정신이 혼미해졌다. 아찔한 공포가 점점 더 가까워지는 느낌이었다. 온통 불길한 그 순간 눈에 들어오는 확실한 것은 가리온의 빛나는 크루어 뿐이었다.

“아무 것도 보이지가 않아. 젠장.”

그 순간 수십 개의 불덩이들이 한꺼번에 날아와 가리온의 가슴을 강타했다.

“컥.”

“오오! 기사가 쓰러져 버렸네!”

“쓰러졌어! 쓰러졌어! 쓰러졌어!”

가리온은 피를 토하며 휘청거렸다.

‘여기서 쓰러지면 안돼!’

가리온은 크루어를 땅에 꽂아 휘청거리는 몸을 간신히 지탱해 냈다. 상체를 들자 가슴으로부터 올라온 무언가가 입안 가득 비린내를 풍겼다.

“커억.”

가리온이 붉은 피를 토해내는 순간에도 우코바치와 쿤다의 공격은 계속 되었다. 가리온은 눈 앞이 더욱 흐려지다 못해 막막해지는 것 같았다.

“안돼. 여기서 쓰러지면 안돼…….”

가리온이 양 손으로 다시 검을 부여잡으려는 순간 우코바치 하나가 가리온의 앞에서 낙인의 빛을 뿜으며 말했다.

“이젠 끝이야. 이젠 끝이야. 이젠 끝이야. 킬킬킬.”

우코바치의 몸에서 화르륵 불길이 솟아났다. 가리온이 다시 검을 빼 우코바치를 베어 낼 시간은 없었다.

“아, 안돼.”

등으로라도 부딪혀 막으려는 순간, 가리온 앞에서 낙인을 붉히고 있던 우코바치의 가슴팍에 길다란 무언가가 푹 꽂혔다.

“화살?”

가리온은 비틀거리며 뒤를 돌아보았다. 몸의 균형이 흐트러지자 그렇지 않아도 어지러운 머리가 더 띵하게 돌아가는 것 같았다. 쓰러지는 가리온 앞에는 비스듬한 것들이 서 있었다.

“어…… 머니? 어머니?”

화살을 든 빨간 머리의 여인이 다시 활을 겨누고 있는 것이 흐릿하게 보였다. 가리온은 웅얼거리며 그대로 쓰러졌다.

“어머니?”

짧은 갈색 머리가 꾸불꾸불 땀에 어우러져 뒤범벅이 된 푸른 눈이 에바를 향해 가느다랗게 빛났다. 에바는 이상하다 여겼지만 신경 쓰지 않고 화살을 곧바로 쿤다에게 날렸다. 쿤다나 우코바치를 수없이 상대해왔지만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빈틈을 보이는 순간 치명타를 입을 수 있었다. 지난 번의 사냥 때도 빈틈을 보인 병사 하나가 불에 타 죽어 버렸었다.

“클로비스, 주문!”

에바의 탄력적인 검은 활 사위가 튕겨지면서 화살은 곧바로 쿤다를 향해 바람처럼 돌진했고, 정확하게 쿤다의 목에 꽂혔다. 쿤다가 괴로워하자 에바의 뒤에 있던 클로비스가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다그 브레이 고즈 브 로”

알로켄의 언어가 사방으로 퍼지자 화살을 맞은 쿤다를 비롯하여 우코바치들도 괴로워하기 시작했다. 병사들은 때를 놓치지 않고 우코바치의 복부를 창으로 들쑤셔내었고, 에바도 쉬지 않고 쿤다들에게 화살을 날렸다. 화살에 찔리지 않은 쿤다들은 주춤주춤 자취를 감추었고, 우코바치들도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가리온과 시에나에게 나타날 때보다 더욱 빠른 속도였다.

“뭐야. 또 도망가 버리는군.”

“그러게나 말이야. 쳇, 악마 주제에 몸들 사리기는.”

싸우던 적들이 사라지자 몇몇 병사들이 허탈해하며 제멋대로 벽에 기대어 쉬었다. 클로비스가 부드럽게 말했다. 갈색 눈동자와 곱슬거리는 갈색 머리가 따스해 보였다.

“이봐. 이봐. 저기 쿤다나 먼저 처리하고 쉬라구. 갑자기 깨어나 또 덤비면 어쩔 거야.”

“치. 뭐 깨어봤자 공격하면 또 도망칠 건데요. 뭐.”

“도망칠 거야. 도망칠 거야. 도망칠 거야. 크크”

“똑같네, 똑같아. 아주. 하하하.”

병사들이 어이없는 농담에 다들 웃고 있을 때 에바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클로비스. 놈들의 패턴이 예전 같지 않아. 무언가 심상치 않은 일이 발생한 것 아닐까? 자꾸 도망만 가는 게 꼭 때를 기다리는 것 같아.”

에바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클로비스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말했다.

“놈들은 그냥 도망친 것 뿐이라구. 우리가 무서워서 오들오들 떨면서 말이지. 다들 그렇게 생각하지?”

“예, 예! 그렇고 말구요!”

클로비스와 병사들은 밝은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번 사고는 모두 잊어버린 거야! 좀 자중해. 정말이지 다들 생각이 없다니까!”

에바는 병사들에게 호통을 치며 쓰러져 있는 기사 곁으로 다가갔다. 기사 옆에 떨어져 있던 은빛 검에는 우코바치의 피가 잔뜩 묻어 있었다. 에바는 은빛 검의 손잡이를 쥐어 보며 말했다.

“크루어라.”

게임 이용등급 안내

데카론은 15세 이용가 입니다.

제명 데카론(LIGHT) 상호 (주)유비펀스튜디오
이용등급 15세 이용가 등급분류번호 제CL-080924-002호
등급분류일자 2008.09.24 게임제작업 등록번호 제2016-000014호

데카론은 청소년이용불가게임물입니다.

제명 데카론(HARD) 상호 (주)유비펀스튜디오
이용등급 청소년이용불가 등급분류번호 제CL-070307-010호
등급분류일자 2007.03.07 게임제작업 등록번호 제2016-000014호

M-보안카드 이용안내

※ 회원님께서는 유비펀스튜디오 M(매트릭스) 보안카드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해지하기

U-OTP+ 이용안내

※ 회원님께서는 유비펀스튜디오 U-OTP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 휴대폰에 설치된 U-OTP 프로그램 실행 후 OTP 인증번호를 입력해 주세요.

U-OTP 인증번호
해지하기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