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적인 명절 구정입니다.
그런데 올해는 뭔가 명절 기분이 안 납니다.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심리적인 어려움 때문에,
가족과 친척들의 눈치가 보여서...
아니면 명절에도 쉴 수 있는 형편이 아니어서...
저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조촐하게 명절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유사 이래로 1인 가구가 최대라고 하죠.
얼마나 많은 개인들이 외로이 쓸쓸하게 좁은 방에서 명절을 버티고 있을까요?
늘 치열했지만 가진 건 없는 것 같고
경쟁과 압박에 시달려 쉬어도 쉬는 것 같지 않고
미래에 대한 불안과 염려는 끊이지 않는 우리 대한민국의 보통 사람들...
우리에게 필요한 조언은 무엇일까요?
우리가 듣고 싶은 새해 덕담은 무엇일까요?
그저 돈 많이 벌고, 복 많이 받고, 건강하라는 말들...
뭔가 빈 수레처럼 마음의 울림이 없이 요란하기만 한 것 같습니다.
얼마 전 김창옥 교수님의 강연 영상을 보았는데, 완벽해 보이는 그 분도 젊었을 때 자살을 시도하려고 했다는 충격적인 얘기를 했습니다.
학력에 대한 열등감이 심했고, 어머니께 인정받지 못해서 삶을 포기하기 직전까지 갔다고 했습니다.
자살을 앞두면, 사람들에게 전화를 하고 싶어진다고 합니다.
그 분도 떨리는 마음으로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고 합니다.
거창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가 아닙니다.
그저 이런 말 한마디가 듣고 싶어서요.
“지금 어디니, 밥 한 끼 하자.”
우리에게 필요한 덕담은 그런 것 아닐까요?
“한 해 동안 참 고생 많았어, 밥 한 끼 먹으면서 힘내자.”